1. 문제의 시작 – 물 공급 불안정과 자원 낭비
소규모 농업 자동화 환경에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지속적인 물 공급입니다. 특히 외부 전력이나 상수도 인프라가 부족한 농장에서는 이 문제가 더 심각해집니다. 저 역시 초기에는 지하수 펌프를 사용해 관수를 했지만, 한여름 전력 사용량 급증으로 인한 전기요금 부담, 전력 불안정 시 관수 지연이라는 문제가 동시에 발생했습니다.
또한 장마철에는 농장 지붕과 하우스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이 배수로를 통해 그대로 버려지고 있었습니다. 하루에 수백 리터가 흘러나가는데, 이는 작물 생육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었습니다. “이 빗물을 저장해 자동 관수에 연결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지만, 곧 수질, 수압, 제어 시스템 연계라는 복합적 난제가 보였습니다. 단순 저장만으로는 지속적 관수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2. 원인 분석 – 빗물 활용의 한계와 기술적 장벽
기존 빗물 저장 방식은 주로 대형 탱크나 물통에 모아두는 수준이어서, 자동 관수 시스템과 결합하기에는 한계가 많았습니다. 첫 번째는 수질 문제입니다. 빗물에는 지붕 먼지, 낙엽, 벌레 사체 등이 포함돼 있어, 펌프와 노즐이 막히는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필터링 단계 없이 직접 관수에 쓰는 것은 장기 운영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수압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빗물 저장 장치는 중력 배수 방식인데, 자동 관수 시스템은 일정 수압 이상이 있어야 고르게 살수됩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소형 부스터 펌프 또는 고도차 기반 중력 가압을 적용해야 했습니다.
세 번째는 자동 제어와 데이터 연계 문제입니다. 토양 수분, 기상 예보, 빗물 저장량을 통합 분석해야 관수 시점과 양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기존 자동 관수 장치들은 수돗물 또는 지하수 기반으로 설계돼 있어, 저장량 변화를 반영하는 알고리즘이 부족했습니다. 이 한계를 해결하려면 센서·제어 로직의 대폭 개선이 필요했습니다.
3. 해결 과정 – 빗물 저장과 자동 관수의 완벽한 결합
개선 방향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 다단계 필터링 – 1차 필터로 큰 이물질 제거, 2차 필터로 미세먼지 제거, 마지막 활성탄 필터로 냄새·미세입자 정화.
- 수위·수압 제어 – 초음파 수위 센서로 저장량 모니터링, DC 12V 펌프 가동을 자동화해 일정 수압 유지.
- 스마트 관수 로직 – ESP32 기반 제어 보드에서 토양 수분, 기상 데이터, 수위 데이터를 통합 처리해, 강우 예보 시 관수량을 줄이고, 가뭄 시 빗물 사용을 우선 적용.
실험 결과, 장마철 하루 최대 800리터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었고, 가을철에는 지하수 사용량을 40% 절감했습니다. 특히, 태양광 전원과 연계해 전력 비용을 최소화한 점이 성과로 꼽힙니다. 설치 후 3개월간 펌프·노즐 막힘이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관수 시 작물 스트레스도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4. 설치 후 변화와 성과 – 물 절약, 비용 절감, 지속 가능성
시스템 가동 후 가장 뚜렷한 변화는 물 자원 관리 효율입니다. 기존에 비해 지하수 펌프 가동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었고, 빗물 재활용 덕분에 여름철에도 안정적인 관수 스케줄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연간 전기요금 절감 효과는 약 25~30%에 달했으며, 기후 변화로 인한 강수량 변동에도 유연하게 대응이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빗물 재활용은 친환경 농업 측면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빗물 유출로 인한 비점오염원을 줄였고, 자동 제어로 불필요한 물 낭비를 방지했습니다. 운영 편의성도 향상돼 매일 물 공급 여부를 확인하는 시간이 줄었고, 데이터 기반으로 관수 주기를 최적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실험은 소규모 농업 자동화에서 물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모델로, 향후 다양한 농장에서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 빗물 저장량 계산법
빗물 저장량은 강우량, 집수 면적, 유출 계수를 곱해 산출합니다.
저장량(리터) = 강우량(mm) × 집수 면적(㎡) × 유출 계수 × 1
- 강우량: 해당 기간 강수량(mm)
- 집수 면적: 빗물을 모을 수 있는 지붕·포집면적(㎡)
- 유출 계수: 지붕 재질·경사도에 따른 빗물 수집 효율(0.7~0.9)
예를 들어, 하루 강우량이 30mm, 지붕 면적이 50㎡, 유출 계수가 0.8이면
30 × 50 × 0.8 = 1,200리터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 관수 주기 최적화 공식
관수 주기는 작물 필요 수분량, 토양 보유 수분, 기상 조건을 반영해 계산합니다.
관수 간격(일) = (토양 최대 보유 수분량 – 현재 토양 수분량) ÷ 1일 평균 작물 필요 수분량
예시: 토양이 최대 40mm의 수분을 저장할 수 있고, 현재 25mm가 저장돼 있으며, 작물이 하루 5mm의 수분을 소모한다면
(40 – 25) ÷ 5 = 3일 간격으로 관수하면 됩니다.
이 계산에 강우 예보를 반영하면 불필요한 관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